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달리는 소설가의 삶과 글쓰기에 대한 담백한 고백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1분도 채 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50분도 넘게 달릴 수 있게 되었고, 달리기만의 특별한 매력에 빠졌습니다. 내 다리와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접근성, 그리고 달리는 동안 잡념이 사라지는 명상적 경험이 좋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 습관이 끊겼지만, 그때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전히 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꾸준함이 만드는 기적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2년부터 40년 가까이 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놀랍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일상 루틴입니다. 매일 5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4~5시간 집필에 몰두한 후, 오후에는 달리기를 합니다. 이러한 패턴을 수십 년간 유지해왔다는 점이 경이롭습니다.
작가라면 불규칙한 생활을 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무라카미는 극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일과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이 이른 아침의 몇 시간이다. 그 시간에 에너지를 집중해서 중요한 일을 끝내버린다. 그 뒤 시간은 운동을 하거나 잔무를 처리하거나 그다지 집중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들을 처리해 나간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오후에는 달리기를 하는 그의 생활은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를 연상시킵니다. 칸트 역시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했고, 동네 사람들이 그의 산책 시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달리기와 글쓰기의 공통점
하루키는 달리기와 글쓰기의 공통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에 이기고 지고 하는 일이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을 쓰는 것은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것과 비슷하다. 기본적인 원칙을 말한다면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이 구절은 달리기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외부의 평가나 경쟁이 아닌, 자신만의 내적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꾸준함의 비결
하루키가 달리기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는 일주일에 60km를 달리는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10km씩, 일주일에 6일 달리는 셈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일상에 통합시킨 것이 그의 꾸준함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크게 목표를 생각하고, 구체적인 일상에서는 수치화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키 역시 매일 10km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고, 이것이 그의 꾸준함을 유지하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하루키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더 쓸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고 말합니다. 지속 가능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비결입니다.
공백의 가치
하루키에게 달리기는 생각의 공백을 얻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때때로 소설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문득 머릿속에 떠오를 때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것은 거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달려가면서 그저 달리려고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원칙적으로 공백 속을 달리고 있다. 거꾸로 말에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 공백의 상태는 일종의 명상과 비슷합니다. 복잡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집중하는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서 오는 평온함이 창작의 원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 대한 통찰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달리기를 통해 얻은 인생에 대한 통찰에 있습니다. 하루키는 마지막 장에서 자신의 묘비명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그리고 러너 1949년생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쓰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문장에는 그의 인생철학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끝까지 걷지 않았다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로 계속 달려왔다는 의미입니다. 외부의 평가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살아온 삶을 긍정하는 태도가 드러납니다.
나의 생각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무라카미의 꾸준함에 감명받았습니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글쓰기, 업무, 공부 등 모든 영역에서 이런 꾸준함이 얼마나 귀중한지 깨달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일상 루틴입니다. 아침 시간을 가장 중요한 일에 할애하고, 그 이후의 시간은 체력 관리와 소소한 일들로 채우는 방식은 효율적인 삶의 모델을 제시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파악하고 그 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루키의 "기초 체력이 몸에 베도록 할 것, 다부지고 끈질긴 피지컬한 힘을 획득할 것, 자신의 몸을 하나의 편으로 만들 것"이라는 조언은 단순히 체력 관리를 넘어 정신적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한 달리기 에세이가 아닙니다. 이 책은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 창작의 원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하루키가 말하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개개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달리기를 시작하고 싶어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더 꾸준하고 의미 있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솟아날 것입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은 모든 이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줍니다.
본 리뷰는 개인적인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출판사나 저자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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