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저는 늘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추진력은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벽 앞에서 무너지곤 했습니다. 시작은 화려하게, 그러나 끝은 항상 흐지부지. 이것이 제 인생의 패턴이었습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모든 역경을 뚫고 성공하는데, 나는 안 될까?" 이 질문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환경, 비슷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 중 일부는 놀라운 성취를 이루는데, 저는 왜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걸까요? 성공한 사람들만의 남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런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저처럼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해"라고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내심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그냥 버티는 것이 정말 답일까요? 재미없고 힘든 일도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그릿』을 만났습니다. 앤절라 더크워스의 이 책은 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했습니다. 성공의 열쇠는 타고난 재능이나 지능이 아니라 '그릿(Grit)'이라는 것. 그릿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를 말합니다. 실패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힘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끊임없이 자문했습니다. '나는 왜 그릿이 부족할까?' '내가 지금까지 포기했던 것들은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을까요?' '아이들에게 끈기를 가르치려면 제가 먼저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저자가 제시한 "성취 = 재능 × 노력²"이라는 공식은 제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재능보다 노력이 두 배나 중요하다니! 그동안 저는 '난 이런 재능이 없어'라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도전을 포기했던지.. 새로운 프로젝트나 아이디어를 시작할 때는 열정에 불타지만, 어려움에 부딪히면 "역시 내 적성이 아닌가 봐"라며 슬그머니 물러나곤 했습니다.
그릿을 키우는 네 가지 방법과 저의 현실
저자는 그릿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금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으로 관심사 찾기, 의식적인 연습, 목적의식 가지기, 희망 품기를 제시합니다.
특히 '관심사 찾기'에서 열정은 계시처럼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내 진짜 열정'을 찾는다는 명목 하에 하나의 일에 몰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열정은 시간을 들여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도달하기 어려운 '운명적 열정'을 찾아 헤매기보다 지금 제가 관심 있는 일에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의식적인 연습'도 제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단순히 많이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그동안 저는 조금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회피했고, 이미 잘하는 부분만 반복했습니다. 약점을 직면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의식적인 연습'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목적의식'은 제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지, 더 큰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기여한다는 느낌이 그릿을 강화한다고 말합니다. 이제 무엇을 할 때 '이것이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버티기'가 아닌 '의미 있는 인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특히 관심이 갔던 부분은 책의 후반부였습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그릿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엄격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시련과 역경이 무조건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노력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때만 역경이 그릿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왜' 끝까지 해야 하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버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인내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학교 외 활동'의 중요성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이 한 가지 활동을 최소 1-2년 이상 꾸준히 해볼 때 그릿이 발달한다는 것. 시작한 것을 완성하는 경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그릿,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그릿』을 읽으면서 저는 조금 뼈저리게 반성했습니다.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느꼈던 열정, 그리고 어려움이 닥치면 금세 식어버리던 그 열정. "이래서 제가 성공을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그릿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릿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메시지가 제게 큰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제 무언가 하기 싫어질 때마다 '그릿'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이건 그냥 지금 힘든 과정일 뿐, 포기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직도 가끔은 의문이 듭니다. "그냥 버티는 게 정말 답일까요?"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그릿은 단순한 '버티기'가 아닙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의미를 두는 일에 대한 '의미 있는 인내'입니다. 모든 일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대한 집념입니다.
백만 년 쯤 그릿을 실천하면...
"여러분도 부단히 노력할 마음만 있다면 천재입니다."라는 책의 마지막 문장이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천재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는 메시지가 제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제 아이들에게도 이제는 다르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참고 버티라"가 아니라, "네가 정말 좋아하는 것,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려움이 와도 포기하지 마."라고. 이것이 진정한 그릿의 의미이자, 그릿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그릿은 읽기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성공의 비결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입니다. 이 메시지를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릿을 읽고, 저희 아이를 위해 '어린이를 위한 그릿'도 구매해서 주었는데요. 아직 어린 아이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는 모르겠으나, 커가면서 조금이나마 그릿의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포기하지 않는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모로서 저부터 그릿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겠습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독서 경험과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