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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리뷰 – 미루기의 심리학과 실전 전략

by 지식 수집러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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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이미지출처 예스 24

"아.. 오늘은 꼭 해야지!"

아침의 결심이 저녁에는 "오늘도" 끝내지 못했다는 후회로 바뀌는 경험, 너무나 익숙합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죠.

"아, 나는 결국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내가 그렇지 뭐..." "계획은 세워서 뭐해. 어차피 지키지도 않을 걸..."

이런 자책의 순환 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게으름은 습관의 문제가 아닌 뇌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게으른 사람들 중에 완벽주의자가 많다'는 말도요.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생각했던 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헤이든 핀치의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을 읽게 되었습니다.

미루기, 이것은 게으름이 아니다

저자 헤이든 핀치는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행동 변화 전문가로, 인지행동 치료와 심리학에 기반한 정보와 치료법을 제공합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 '나는 왜 늘 미룰까?'에서는 미루기의 정의와 원리, 그리고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다룹니다. 2부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심리학'에서는 미루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제시합니다.

가장 먼저 책에서 눈에 띈 부분은 미루기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미루기는 완수할 계획이 있던 과업을 처리하지 않거나, 결정을 내리지 않는 행동을 의미한다. 즉, 단순히 뒤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타당한 이유 없이 연기하는 행위."

또한 미루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수동적 미루기'는 "OOO만 끝내고 해야지"라며 계속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고, '능동적 미루기'는 활동이나 결정을 계획적으로 미루며 시간 압박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준다고 믿는 것입니다.

저는 전형적인 '수동적 미루기' 유형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고 나서 할게", "이것만 끝내고 시작할게"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으니까요. 반면 남편은 '능동적 미루기'에 가깝습니다. 보고서나 프로젝트가 있어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거나 "어차피 미리 해놔도 결국엔 마지막 날 다시 다 해야 해"라며 계획적으로 미루죠.

미루기는 감정의 문제다

이 책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준 내용은 미루기가 단순한 게으름이나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루기는 게으름, 절제력, 시간 관리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다."

핀치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떠올릴 때 압박감, 지루함, 무력감, 부담감 같은 불편한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미루기는 이런 불쾌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일시적으로 구하는 방어 기제인 셈이죠.

우리 뇌는 미래의 가치보다 현재의 편안함을 선호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의 불편한 감정을 피하고 즉각적인 안정감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패턴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미루기 습관에 빠지면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완벽주의와 자존감의 함정

미루기와 완벽주의, 그리고 자존감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자신이 잘났다고 느끼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진정한 자존감은:

  1. 자기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2. 동시에 자신이 완벽하지 않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에 자학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그 일을 해낼 능력이 없다고 믿어 미루게 됩니다.

책에서는 회복 탄력성의 개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패하고 실수할 수 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이죠. 또한 큰 과업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작은 단계로 쪼개는 전략도 효과적입니다.

변화를 위한 실천적 전략들

책에서 제시하는 미루기 극복 전략 중에서 저에게 특히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 있습니다.

1. 우선순위 명확히 하기

미루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내게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에서는 일의 중요성과 긴급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매트릭스 방식을 소개합니다.

이 방법을 활용해보니 제가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면서도 정작 중요한 일들은 계속 미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힘들고 지루한 운동은 뒤로 미뤄두고, 쉽고 사소한 집안일이나 SNS 확인 같은 일에 시간을 쏟고 있었던 거죠.

A4 용지에 해야 할 일들을 중요성과 긴급성에 따라 분류해 보았더니, 제가 얼마나 '바쁘기만 하고 발전은 없는' 수렁에 빠져있었는지 명확히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중요하지만 미루고 있던 일들(블로그 글쓰기, 운동, 자기계발 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 "완벽한 타이밍은 유니콘과 같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완벽한 타이밍은 유니콘과 같다. 완벽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이 말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육아를 핑계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아이들이 등원한 후에..."라고 미루곤 했는데, 그 시간이 되면 결국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고요. "아, 나도 좀 쉬자..."라며 합리화하면서요.

하지만 완벽한 시작 타이밍은 없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작입니다.

미루기가 가져오는 실제 영향

미루기의 불이익은 생각보다 큽니다. 공과금 연체료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해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꿈이나 목표에 대한 미루기는 인생 자체를 바꿀 수 있으니까요.

더욱이 미루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두통과 소화불량, 감기, 독감, 불면증 같은 건강 문제도 더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저 역시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는 일들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렸고, 일의 능률이 떨어지며 신체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행동은 미루고 있었지만, 심리적 압박감 자체는 벗어나지 못했으니까요.

읽고 나서 변화된 나의 일상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미라클 모닝'입니다. 3주간 시도했다 실패했던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다시 시작했고, 이번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뤄왔던 블로그 글쓰기도 시작했죠.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중 하나는 이것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다. 당신은 할 수 있다!!"

미루기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나의 상태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친절한 설명 덕분에 한두 시간 내에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나에게 남은 생각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미루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미루는 사람'과 '미루는 행동을 하는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던 미루기 행동의 심리적 원인을 이해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헤이든 핀치의 말대로, 미루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자기 자비'와 '자기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죠.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져도 됩니다.

만약 당신도 계속 무언가를 미루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더 깊은 심리적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느낀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 서평은 개인적인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출판사나 저자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이 글에 포함된 모든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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